오늘은 왠지 기분이 너무 좋아서, 꼭 이 순간을 남겨놓아야할 것 같아서 졸린 눈을 부릅뜨고 적는다. 지금 나는 선풍기를 2단으로 틀어놓고, 창문을 열고 침대에 반쯤 누워있다. 블루투스 스피커에서는 에드시런의 One life 가 흘러나오고 있지. 오늘은 어디를 가야할까 정말 고민을 많이 했는데, 마땅한 곳이 없어 발걸음이 이끄는대로 움직여보기로 했다. 기왕 ...
후 하. 후 하. 심호흡을 크게 쉬어. 크게 들이마시고, 천천히 뱉어. 소란스러운 마음을 잠재워. 단순하게, 더 단순하게. 세상을 투명하게 보는 법을 배워. 그냥 그뿐이야. 어떠한 반전도 없어. 너무 선명하게 보려고 하지마. 뿌연 시야에 익숙해져. 그게 더 나을지도 몰라, 너무 피곤하지 않게 살자, 우리. 어두운 곳에서 책을 보면 눈이 나빠져. 그림자를 보...
그럴 수도 있지. 그냥 그렇게 될 일인거다. 뾰족한 방법도 없는 그런 일이다. 그냥 그게 다인거다. 그정도까지인거다. 원래 그런거니까. 그냥 그런 관계인거다. 그런거다.
위 글은 홀님의 글을 발췌한 것입니다. 나는 아직 돌아갈 길을 모르는 것 같다. 센이 되고 싶은 치히로 일지도 모른다. 그런데 돌아갈 길을 모르는, 내게 그 길을 떠올리게 해줄 것들이 없는. 오늘은 어린이 영화를 봐야겠습니다.
안녕하세요? 모든게 쉽지 않은 요즘입니다. 인간의 인생은 결국 혼자서 살아가야한다는데, 이게 과연 자의인지 타의인지 모르겠네요. 혼자가 될 수 밖에 없는걸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종종 합니다. 물리적인 한계가 나를 사람들과 분리하기 때문입니다. 다들 안녕하게 지내고 있을까요? 보기에는 그렇게 보이는데, 속은 다들 다를까요? 아니면 나만 그런걸까요? 어쨌든 나의...
아, 지겹다. 또? 지겹고 지겨워서 진절머리가 나 나도 정말 이제는 그만하고 싶다고, 스스로가 질려서 혀를 내두른다. 누군가 나를 본다면 혀를 쯧쯧 찰테다. 예, 맞습니다. 그래도 싸요. 왜? 왜 나는? 답답하고 짜증이 치밀어 오른다. 속이 울렁거리는 것만도 같다. 신경이 어쩔 수 없이 쏠린다. 이것도 종이처럼 만들 수 있다면 쫙쫙 갈기갈기 찢어버리고 바람...
"백만 번의 환생과 백만 년의 유구한 과거도 너와의 현재 앞에서는 과시할 필요가 없어지는 거야." 내가 지나온 수많은 삶의 순간들보다 상대와의 현재가 가장 중요해지고 그 외의 것들은 더 이상 의미가 없어지는 사랑. 그런 사랑을 할 수 있을까? 하고 있을까? 시간이 좀 더 지나면 우리의 사랑도 그랬다고 말할 수 있게 될까? 어쨌든 나는 너를 사랑해. 박완서 ...
글을 읽자마자 네가 떠올랐어. 편지 형식으로 쓰여진 글이 꼭 내가 네게 하고픈 말들을 대신 적어준 것만 같았어. 식물원에 다녀온 적이 있어. 초록빛이 가득한 그 공간엔 작가의 말처럼 생과 사가 공존하고 있었어. 그런데 나는 그냥 하염없이 아름다웠어. 이 수많은 식물들이 피고 지고를 반복하겠지만, 결국에는 그 모든게 마냥 아름답게만 보이더라고. 할수만 있다면...
실체가 없는 어렴풋한 감정들이 나를 싸고돈다 짙은 안개가 나를 기점으로 삼아 빙글빙글 돈다 그러면 나는 태풍의 눈이 되어 소용돌이 안에서 고요히 침전하고 있다 그게 아냐, 사실은, 너무 늦어버리거나 애매해진 말들. 적당한 때를 놓쳐버린 질척대는 잔여물들. 진흙같은 말들. 입에서 맴도는 말들을 꾸역꾸역 삼킨다 떨쳐내려고 하지만 번번이 실패하는 일이 있다 나 ...
『지구에서 한아뿐』 p. 23 공항의 입국 통로가 열리고, 사람들이 다 흩어지고 나서야 경민이 걸어나왔다. 거리가 크게 멀었던 것도 아닌데, 어째서인지 얼굴이 잘 보이지 않았던 것을 한아는 기억한다. 하지만 실루엣만으로도 오래된 남자친구를 알아볼 수 있었고, 달려가서 안길 정도의애정은 여전히 남아 있었다. 경민을 사랑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문제라고, 한아...
『쇼코의 미소』 p. 251 세상은 글자 천지였다. 의미 없던 그림들이 이제 글자가 되어 말자에게 와서 말을 걸었다. 지민이 받아온 가정통신문을 읽고 소풍 날짜를 체크하면서 말자는 어깨를 으쓱했다. 깍두기 노트 표지에 '조 말자'라고 자기 이름을 쓰고는 지민과 같이 숙제를 했다. 말자는 그런 지민에게 어떤 말로 고마움을 전해야 할지 알지 못했다. 『쇼코의 ...
『쇼코의 미소』 p. 221 『쇼코의 미소』 p. 226 어쩌라는 건가. 아빠, 지금 이 집안을 빈곤 속으로 떨어뜨리는 주범은 세상도 자본도 아니고 아빠 자신이다. 자기 밥벌이도 제대로 하지 못해서 아내를 일곱 평도 안 되는 미용실에 하루종일 세워두는 사람이 그런 말을 할 자격이 있나. 하지만 그녀는 아빠보다도 엄마를 더이해할 수가 없었다. 엄마는 일을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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